
원래 하이브리드 근무는 생산성이 가장 높을 때 업무를 수행하도록 직장인들에게 융통성을 허락하는 근무 방식을 뜻한다. 가령 아침 일찍 오피스 근무와 원격 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일해야 생산성이 높은 직원근무의 개념도도 있고, 반대로 저녁 무렵에 가장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 공간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사무실에서 동료들과 팀을 이루어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홀로 원격으로 근무하는 것이 더 나은 직원도 있다. 이처럼 서로 다른 성향을 유연하게 받아들여 업무 방식을 혼용하는 것이 하이브리드 근무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이 착착 진행되면서 경제가 회복 중인 미국에서는 이미 하이브리드 근무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런 환경에 어울리는 '하이브리드 오피스를 구현하고 운영함으로써 수익을 노리는 비즈니스도 늘고 있다. 사무실 면적을 줄인다든지, 지금의 임대료가 “바닥” 수준이라 믿고 장기 계약을 추구하는 기업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당연한 결과다. 이래저래 건물주들을 괴롭히는 시련의 시간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사무실 안팎의 근무를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시행하거나, 아예 이를 사업화하는 기업들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종종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총아로 언급되는 줌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사무실 복귀를 애타게 기다리는 직장인이 2/3에 달하면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원한 사람 역시 2/3에 가까웠다. 집에서 혼자 일하자니 너무답답해 출근하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매일 정해진 사무실로 정해진 시간에 나가는 것도 달갑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심리가 신사업 기회로 부상하면서, 벌써 하이브리드 오피스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뜨겁다.

이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은 어디일까? 큰 공간을 여러 개로 쪼개기업이나 개인에게 빌려주는 공유 오피스 업계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이용률이 뚝 떨어져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팬데믹 대응책으로 공유 오피스를 빌려 쓰는 회사가 늘어나면서 기사회생했다. 2020년에 20~40%의 연간 매출 증가를 기록한 WeWork(위워크), FastFive(패스트파이브) 등은 건물 일부를 하이브리드 오피스로 쓸 수 있게 개조하면서, 사무 공간, 회의실, 라운지 등을 일 단위 혹은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는 상품도 내놓고 있다. 사무실이 아니라 공용 라운지만 빌려주어 1인 기업이나 직장인들이 일하는 공간을 만드는가 하면, 여러 곳의 지점에다 지정석과 회의실을 예약해놓고 자유롭게 쓰는 상품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하이브리드 오피스 수요를 겨냥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집무실'이란 독특한 이름의 스타트업을 들 수 있다. 마치 독서실같은 공간을 꾸며 놓고 직장인들에게 하이브리드 오피스로 제공한다. 아예 이름부터 '하이브리드 오피스인 또 다른 업체는 SK 관계사를 위한 스마트 오피스를 만들어, 근무 형태에 맞춰 고를 수 있는 자유석, 입석 등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회의 예약 시스템, 안면 인식 시스템까지 설치해준다.
원래 주택 규모가 작아 재택근무를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은 일본에서는 다양한 공간을 사무실로 고쳐 쓰는 창의적인 사례도 많다. 지하철역이나 빌딩 안 자투리 공간으로 소위 '박스 오피스'를 만들고, 닛산의 경우처럼 캠핑카를 사무실로 고치는가 하면, 나리타 공항과 도쿄 도심 사이를 운행하는 열차를 사무실로 개조하기도 했다. 열차 사무실은 해외여행 중단으로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나온 비상대책이었지만, 의외로 임차인이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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