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지식

화폐구실을 대신한 관리통화제도

코인으로 재테크 2022. 3. 28. 11:25

19세기에는 금이 그 자체로 화폐 구실을 했다. 이를 대신한 것이 바로 관리통화제도이다. 1923년 J.M. 케인스에 의해 제창된이 제도는 금본위제도하에서처럼 금보유량에 따라 통화량이 제한되는 태환권 제도가 아니라 오로지 국가의 정책목적에 따라 통화량을 관리 조절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금본위제도와 관리통화제도와의 차이는 무엇일까?금본위제도는 금의 양과 가치를 기준으로 돈의 양과 가치를 관리했다.

이에 비해 관리통화제도는 이미 돈의 양과 가치를, 보유하고는 금의 양과 가치에 연결시킬 수가 없었다. 그래서 중앙은행· 돈의 발행량과 발행을 위한 근거나 조건을 연구하면서 조절하게 된다.

한 마디로 중앙은행권은 중앙은행의 보유자산의 증감에 따라발행되고 중앙은행은 그 보유자산의 증감을 조절함으로써 통화량을 관리하는 제도이다.
금본위제도에서는 통화발행량의 근거가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금이라는 자산뿐이었다면 관리통화제도에서는 다양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금본위제도는 사라졌고 많은 나라가 관리통화제도(Managed currency system)를 실시하고 있다. 관리통화제도는 각 국가의 통화량을 금 보유량 증감에 관련시키지 않고 통화정책당국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국가 정책목적에 따라 자국의 상황에 맞게 통화량을 관리 조절해 나가는 제도를 말한다.

관리통화제도는 금본위제가 국제적인 균형을 우선으로 했다면 국내 균형 우선의 통화제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관리통화제도하에서도 외국환 시세의 안정을 전혀 무시할 수 없으므로 이를 어떻게 조절해 나갈지가 이 제도의 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다.


금본위제가 환율을 고정으로 하는 반면 관리통화제도는 자유변동환율제도를 표방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환율이 들쑥날쑥할 때는 정책당국이 개입해 환율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도록 조절한다.

즉, 평소에는 환율이 자유롭게 변동하도록 놔두다가 때에 따라 환율을 원하는 수준으로 형성하기 위해 개입하기도 한다. 이렇듯 금이 화폐를 대신하는 역할을 하지는 못하지만 부를 축적하는 데에는 일조를 한다는 점에서 돈으로서의 가치는 여전히 존재한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최근 금괴밀수범 처벌을 놓고 법원과 검찰이 다른 판단을 내려 눈길을 모은 사건이 있었다. 홍콩에서 금괴를 밀수하다가 적발됐다.법원은 이에 대해 “금괴는 돈과 마찬가지여서 밀수금괴를 외환거래법 위반죄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검찰은 “금괴는지급수단에 해당하지 않는 물건이기 때문에 관세법을 적용해야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금본위제가 폐지되고 관리통화제도가 실시되면서 결제수단으로서 금의 기능이 퇴색했지만 금은 국제적 결제수단으로 통용되고 있고 국제수지나 통화가치 등락에 영향을 미칠 수있다. 본래 금이 가지고 있던 결제수단으로서 기능마저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금본위제의 대안으로 관리통화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돈으로서의 금의 가치는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할 수 있다.